필독칼럼 2편 - OEM vs ODM, 모르고 발주하는 분이 90%입니다
OEM/ODM 기초, 스피드무버 코스메틱
요약
“잘 만들어주세요”는 공장한테 “알아서 하세요”라는 뜻입니다.
ODM 처방은 뭔가를 빼서 저렴한 게 아닙니다. 이미 검증된 처방이라 개발 시간이 덜 들고, 그만큼 가성비가 좋아집니다.
ODM은 안정적인 처방으로 빠르게, OEM은 명확한 소통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제조사와 첫 미팅을 하면, 보통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공장 “어떤 제품 만드시려고요?”
브랜드 “수분크림이요. 촉촉한데 끈적이지는 않고, 성분은 좀 좋은 걸로요.”
공장 “타겟은 어떻게 되세요?”
브랜드 “20~30대 여성이요. 그 타겟에 맞게 잘 만들어주세요.”
공장 “단가는 어느 정도 생각하세요?”
브랜드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잘 만들어주세요.”
공장 “네, 그럼 샘플부터 만들어볼게요.”
여기서 끝입니다.
몇 주 뒤 샘플이 오고, 견적이 오고, “이게 아닌데”가 시작됩니다.
이 대화에서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제일 큰 결정이 하나 지나갔습니다.
“잘 만들어주세요”는 공장한테 “알아서 하세요”라는 뜻입니다.
처방을 새로 짤지, 있는 베이스에 얹을지, 단가를 어디에 맞출지, 20~30대 여성이 원하는 사용감이 뭔지.
이걸 전부 공장이 정하게 됩니다.
기준을 받지 못했으니, 공장은 자기 경험대로 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OEM으로 갈지 ODM으로 갈지까지 정하고 오시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두 방식의 차이는 대부분 알고 계십니다.
다만 차이를 아는 것과, 내 제품에 어느 쪽이 맞는지 고르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맞는지 고르실 수 있게, OEM과 ODM이 각각 어떤 방향인지부터 먼저 설명드리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OEM은 브랜드가 방향을 정하면, 공장이 그 브랜드만을 위한 처방을 새로 짭니다.
원하는 걸 만들 수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ODM은 공장이 이미 갖고 있는 처방 위에 브랜드의 컨셉을 얹어서 만듭니다.
검증된 베이스에 성분 하나 넣고, 향 바꾸고, 용기 정하면 제품이 됩니다.
생산 공정이 엄청나게 단축되고, 그만큼 가성비가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다 아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ODM이면 퀄리티가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저희가 제일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OEM 대비 저렴한 편이니까, 뭔가 빠진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반대입니다. 이미 준비된 처방에서 살짝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연구개발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드는 것뿐입니다.
샘플을 주고받고 피드백하는 시간도 그만큼 적습니다.
새 처방을 짤 때 가장 오래 걸리는 건, 이 조합이 괜찮은지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원료끼리 궁합이 맞는지 살펴야 하고, 연구원이 기획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듭니다.
ODM 베이스는 그 확인이 이미 끝난 처방입니다.
공장마다 오래 써서 손에 익은 원료 조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분크림이라면, 저희가 오래 써 온 점증제와 유화제 조합이 있고 거기에 히알루론산이나 세라마이드 같은 컨셉 성분을 얹는 식입니다.
조합 자체는 이미 검증이 끝났으니, 새로 확인할 건 얹은 성분 하나뿐입니다.
확인할 게 적으니, 개발 기간도 샘플 회차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ODM 처방은 뭔가를 빼서 저렴한 게 아닙니다.
이미 검증된 처방이라 개발 시간이 덜 들고, 그만큼 가성비가 좋아집니다.
ODM이 맞으시는 분
이 컨셉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먼저 가볍게 확인해 보고 싶은 분께는 ODM을 권해 드립니다.
그럴 땐 처방을 새로 짤 이유가 없습니다.
안정적인 베이스에 컨셉 성분을 살짝 얹어 빠르게 출시하고, 반응이 있으면 그때 다듬어 나가시는 쪽을 권해 드립니다.
반대로 OEM으로 가면 처방을 맞춰 가는 데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그 과정에서 지치기도 합니다.
그사이 트렌드가 지나가 버리면, 제품이 나와도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OEM은 그 브랜드 하나만을 위한 처방을 짜는 일이라, 시간과 노력이 그만큼 더 들어갑니다.
두 번째 제품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이 선택지도 한 번 같이 놓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OEM은 처방을 처음부터 새로 짜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OEM이라고 해서 처방을 맨땅에서 새로 짜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오래 써 온 처방 조합을 바탕에 두고, 거기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해 나갑니다.
바탕이 되는 조합은 이미 검증이 끝난 것이라, 안정성 면에서 ODM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OEM이 맞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특정 질감이나 사용감처럼, 컨셉 성분 하나 얹는 걸로는 안 되고 기존 베이스로도 안 나오는 제형을 만들어야 할 때는 OEM밖에 없습니다.
이미 시장 검증이 끝나서 “이 제품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할 때도 OEM입니다.
다만 들어가기 전에 알고 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원하시는 방향에 맞춰 가는 일이라, ODM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샘플을 주고받으며 다듬는 노력도 더 필요합니다.
“그럼 어떤 것을 요구해야 하는 거죠?”
OEM에서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드는 “촉촉한데 끈적이지 않게”라고 말하고, 공장은 그걸 자기 식으로 해석해서 샘플을 만들고, 브랜드는 “이게 아닌데”라고 하고, 다시 만듭니다.
샘플이 여러 차례 오가는 건 처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처음에 질문이 없어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질문을 미리 만들어뒀습니다.
개발의뢰서 양식입니다.
제형, 사용감, 향, 색상, 효능 성분, 컨셉 성분, 용기, 제외 성분, 그리고 제일 중요한 두 가지인 타깃 제품 링크와 예상 단가입니다.
첫 미팅에서 “잘 모르겠다”고 하셨던 바로 그 두 가지입니다.
처방을 몰라도 됩니다.
“이 제품처럼 만들고 싶고, 이 가격대였으면 좋겠다”만 적으시면 공장 쪽에서 역산이 됩니다.
“20~30대 여성”보다 “이 제품 쓰는 사람”이 공장한테는 훨씬 정확한 타겟입니다.
저희 경험상 이 두 개가 명확한 의뢰는 샘플 회차가 확 줄어듭니다.
보통 개발의뢰서는 엑셀 양식에 항목 하나하나를 자세히 채워야 합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양식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고, 다 채우자면 시간이 꽤 걸립니다.
그래서 저희는 온라인에서 버튼으로 바로바로 골라 가며 의뢰서의 틀을 잡을 수 있게 만들어 뒀습니다.

엑셀 양식도 무료로 받으실 수 있지만, 가능하면 온라인 개발의뢰를 권해 드립니다.
전부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번거로우시면 우선 핵심 8가지만 채워 주셔도 충분히 자세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저희한테 안 맡기셔도 됩니다.
다른 공장에 가실 때도 이 내용을 정리해 가시면 거기서도 샘플 회차가 줄어듭니다.
저렴하다고 나쁜 게 아니고, 비싸다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어떤 분께는 원가를 낮추는 게 제일 중요하고, 어떤 분께는 원가보다 원료 소구가 더 중요합니다.
어떤 분께는 EWG 그린 처방이 꼭 필요하고, 어떤 분께는 그보다 사용감이 먼저입니다.
타겟과 시장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기준 없이 맡기시면 공장이 대신 고르게 되고, 기준을 주시면 직접 고르실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알려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썼습니다.
ODM은 안정적인 처방으로 빠르게, OEM은 명확한 소통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어느 쪽이든 먼저 숫자를 보고 계산하실 수 있게 해뒀습니다.
다음 글은 MOQ 얘기입니다.
“500개는 안 되나요?”에 대한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