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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제조 칼럼

필독칼럼 1편 - 아니, 그래서 얼마인데요?

OEM/ODM 기초, 스피드무버 코스메틱

요약

기준이 없으니 결국 셋 중 하나로 갑니다. 제일 싼 데, 제일 친절했던 데, 아니면 제일 유명한 데.

공장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숨기려고 안 적는 게 아닙니다. 적을 수가 없어서입니다.

저희 공장은 ODM 가격을 공개합니다. 연락처를 남기지 않아도 보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2007년부터 화장품을 만들어 온 스피드무버 코스메틱입니다.

첫 글이라 어떤 이야기부터 할까 고민했는데, 역시 가격 이야기부터 하는 게 맞겠다 싶었습니다.

화장품을 만들어 보려는 분들이 제조사 문을 처음 두드릴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게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식당에 갔는데 메뉴판에 가격이 없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건 얼마예요?”부터 물어야 합니다.

비싼 건지 싼 건지 가늠이 안 되니 주문이 망설여지고, 옆 테이블은 얼마 냈는지 괜히 궁금해집니다.

화장품 제조가 딱 그렇습니다.

견적 하나 받으려면 홈페이지에 연락처를 남기고, 영업 담당자 전화를 받고, 제품 설명을 하고, 며칠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받은 견적서를 열어보면 숫자 하나가 적혀 있습니다.

근데 그 숫자가 적당한 건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견적 세 군데 받으면 생기는 일

그래서 보통 두세 군데 더 받습니다.

그러면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A사는 1,800원, B사는 2,400원, C사는 3,100원.

같은 크림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내용물이 다른 건지, 용기가 다른 건지, 수량 조건이 다른 건지, 아니면 그냥 부르는 게 값인 건지.

물어봐도 “저희는 품질이 다릅니다”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기준이 없으니 결국 셋 중 하나로 갑니다. 제일 싼 데, 제일 친절했던 데, 아니면 제일 유명한 데.

셋 다 틀린 선택은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잘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안 맞으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생각보다 비싸거나,

담당자가 너무 바빠서 연락이 잘 안 되거나,

조건을 유연하게 조율해 주지 않거나,

분위기가 딱딱해서 뭘 묻기가 어렵거나.

그때 다른 데를 알아봐도, 비교할 기준이 없으니 같은 고민을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왜 제조사는 가격을 안 적을까

공장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숨기려고 안 적는 게 아닙니다.

적을 수가 없어서입니다.

같은 크림이라도 처방 등급, 용기, 용량, 수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원료값과 부자재값은 계속 움직여서, 한 번 적어 두면 끝이 아니라 수시로 고쳐 써야 합니다.

OEM인지 ODM인지에 따라서도 기준이 달라집니다.

이걸 종이 한 장에 적을 수는 없습니다.

조건을 넣으면 가격이 나오는 시스템을 홈페이지에 갖추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표입니다.

그 시스템을 갖춘 공장이 거의 없으니, 대부분 “상담 후 안내”로 넘어갑니다.

업계가 원래 그렇게 돌아갔고, 저희도 오래 그 안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공장 사정이고, 견적을 기다리는 쪽에서는 그냥 답답합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공장을 하기 전에는 저희도 견적을 받으러 다니는 쪽이었습니다.

똑같이 기다리고, 똑같이 헷갈리고, 똑같이 “이거 맞나?” 했습니다.

그 경험이 제일 번거롭고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저희가 공장을 맡고 나서 제일 먼저 바꾸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메뉴판에 가격을 적었습니다

저희 공장은 ODM 가격을 공개합니다.

연락처를 남기지 않아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뉴판. ODM 정찰가 화면에 제형 17종의 기준 단가가 연락처 없이 바로 보입니다
메뉴판. ODM 정찰가 화면에 제형 17종의 기준 단가가 연락처 없이 바로 보입니다

제형별/수량별 기준가가 적혀 있고, 어떤 조건에서 가격이 바뀌는지도 같이 적어뒀습니다.

이 가격표로 꼭 저희와 하시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른 제조사에서 견적을 받으셨을 때 옆에 두고 비교해 보세요.

왜 그쪽이 더 비싼지, 혹은 왜 그렇게 싼지 물어볼 수 있는 기준이 하나 생깁니다.

“아니, 그래서 얼마인데요?”라는 질문에 적어도 한 군데는 바로 답을 드릴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가격표는 ODM 정찰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글은 OEM과 ODM 얘기입니다.

차이는 다들 아는데, 정작 발주할 때 왜 공장이 정하게 되는지.